[대머리 여가수]

연극

유진 이오네스꼬作

류영균 번안

나오는 사람들 :

김민중氏

김민중氏 夫人

이시민氏

이시민氏 夫人

미자, 하녀

소방서장

장면 : 한국 중산층 가정의 거실. 한국식 팔걸이 안락의자가 있다. 한국의 어느 저녁. 한국사람 민중氏가 한국제 스리퍼를 신고, 한국산 파이프 담배를 피며 한국식 벽난로 옆에서 한국식 팔걸이 안락의자에 앉아 한국 신문을 읽고 있다. 그는 한국산 안경을 쓰고 있고 작고 회색빛 나는 한국식 콧수염을 기른 한국사람이다. 그의 옆에 하나의 한국식 팔걸이 안락 의자에는 한국여자인 민중氏 부인이 앉아서 한국산 양말을 꿰매고 있다. 오랫동안 한국식 침묵. 한국산 벽걸이 시계가 한국식으로 17번을 친다.

# 장면 하나

민중氏 夫人 : 그것 봐요, 지금이 아홉시잖아요. 우린 한국식으로 된장 찌개에다가 김치와 삼겹살, 그리고 상추쌈을 먹었어요. 우린 오늘 저녁을 아주 먹었어요. 그건 우리가 서울시내에 살고 있고 우리 이름이 김氏인 덕분이라구요.

민중氏 [신문을 계속 읽으며 혀를 찬다.]

민중氏 夫人: 조미료를 조금 넣어서 끓이면 된장찌개가 맛이 아주 좋아져요; 상추가 상하지는 않았어요. 모퉁이에 있는 슈퍼마켓에서 파는 상추가 길건너 슈퍼마켓 상추보다 질이 좋고 싱싱해요. 아랫쪽 슈퍼마켓 상추는 좋구요. 그래도 가게주인들에게 당신네 상추가 맛이 갔다는 말을 하고싶지가 않거든요.

민중氏: [신문을 계속 읽으며 혀를 찬다.]

민중氏 夫人: 그렇지만 모퉁이에 있는 식료품점 상추가 그래도 제일 싱싱하고 좋아요.

민중氏: [신문을 계속 읽으며 혀를 찬다.]

민중氏 夫人: 미자가 오늘 저녁 감자 요리를 아주 잘했어요. 지난 번에는 별로였거든요. 너무 익힌 감자는 싫어하니까요.

민중氏: [신문을 계속 읽으며 혀를 찬다.]

민중氏 夫人: 생선은 싱싱했어요. 입에 군침이 정도로 먹음직했거든요. 번이나 갖다 먹었어요. 아니, 갖다 먹었군요. 덕분에 화장실에 갔다와야 했어요. 당신도 갖다 먹었지요. 하지만, 번째는 처음 보다 조금 먹었지요, 그런데 많이 먹었거든요. 오늘 저녁에는 내가 당신보다 훨씬 먹었어요. 그랬을까? 보통 때는 당신이 많이 먹는데. 식욕이 없어서 그런 아닌 같애요.

민중氏: [혀를 찬다.]

민중氏 夫人: 그렇지만, 수프가 아마 약간 짰던 같애. 당신보다 짜더라고. , , . 게다가 부추가 너무 많이 들어가고 양파가 조금밖에 안들어 갔어. 미자에게 소금을 넣으라는 말을 못한게 후회가 되네. 다음 번엔 말해야지.

민중氏: [신문을 계속 읽으며 혀를 찬다.]

민중氏 夫人: 우리 애가 맥주를 마시고 싶다잖아요; 걔는 취하는 좋아하게 같애요. 당신 닮았어요. 식탁에 앉아서 맥주병을 노려보는 보셨어요? 그래서 유리잔에다 물을 따라주었죠. 목이 말랐던지 그걸 마셨어요. 혜영이는 닮았어요 : 걔는 살림꾼이예요, 검소하고, 피아노를 쳐요. 걔는 한국산 맥주를 마시고 싶다는 말을 한번도 적이 없어요. 걔는 우유만 마시고 죽만 먹는 우리집 꼬마 딸네미 같애요. 분명히 아이는 이제 살밖에 안됐어요. 이름이 미달이예요. 피칸파이는 맛이 기가 맥혔어요. 어쩌면 호주산 포도주를 작은 잔으로 한잔 곁들이면 좋았을텐데, 그렇지만 포도주병을 식탁에다 내다 놓지는 않았어요. 아이들에게 나쁜 본보기가 되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아이들은 술에 취하지 않고 스스로를 자제하는 법을 배워야 하니까요.

민중氏: [신문을 계속 읽으며 혀를 찬다.]

민중氏 夫人: 옆집 1304호의 미란이 엄마는 대만에서 온지 얼마 안되는 야나기 다나까라는 루마니아 출신의 식료품 가게 주인을 알아요. 사람은 요구르트의 전문가래요. 아드리아노플에 있는 요구르트 제조학교에서 학위를 땄대요. 내일 사람 가게에서 루마니아 원산 요구르트를 통으로 하나 살거예요. 서울 시내에서는 그런거 사기가 어렵거든요.

민중氏: [신문을 계속 읽으며 혀를 찬다.]

민중氏 夫人: 요구르트는 위에도 좋고, 간에도 좋고, 맹장에도 좋고, 신장에도 좋아요. 김박사님이 그러셨다구요. 그분은 우리 이웃에 사는 종만이네 아이들을 치료해주시는 분이시죠. 좋은 의사예요. 믿을 있는 분이죠. 분은 환자에게 약을 처방하기 전에 반드시 자기 자신에게 직접 시험을 해본답니다. 미경이 아빠를 수술하기 전에 자기는 전혀 아프지도 않은데 먼저 시험적으로 자기 간을 수술했었던 분이죠.

민중氏: 그런데 의사는 멀쩡하게 살아있고 미경이 아빠가 죽어 버렸으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민중氏 夫人: 그야 의사의 수술은 성공적이었지만 미경이 아빠의 수술은 실패였으니까 그렇지요.

민중氏: 그렇다면 김박사는 좋은 의사가 아니야. 수술이 경우 모두 성공을 하든가 아니면 죽었던가 그랬어야지.

민중氏 夫人: 왜요?

민중氏: 양심적인 의사라면 자기 환자와 함께 죽어야지 환자가 죽는데 자기만 어떻게 멀쩡하게 수가 있나. 선장은 자기 배가 난파를 당하면 배와 운명을 함께 하여 깊은 바닷속으로 배와 함께 갈아앉는 법이야. 혼자만 살려고 하지를 않는다구.

민중氏 夫人: 환자를 배에게 비유할 수는 없지요.

민중氏: 없어? 배에도 병이 많아; 게다가, 당신 의사는 배처럼 튼튼하고 건강해 ; 그러니까 환자가 죽으면 당연히 같이 죽어야 마땅하다구, 선장과 배처럼.

민중氏 夫人: ! 그렇게 까지는 생각을 못했네 . . . . 어쩌면 당신 말이 옳을 수도 있겠군 . . .. 그렇다면 경우에 당신은 어떤 결론을 내릴 수가 있을까요?

민중氏: 의사는 몽땅 사이비다. 환자도 몽땅 사이비이긴 마찬가지다. 한국에서 유일하게 정직한 집단은 한국해군이다라는거지.

민중氏 夫人: 해군은 몰라도 선원들은 정직하지 않아요.

민중氏: 그야 물론이지 [사이. 여전히 신문을 읽으며 :] 여기 내가 이해할 없는게 하나 있어. 신문에 보면 죽은 사람들의 나이는 나오는데 새로 태여나는 사람들의 나이는 없거든. 이건 말이 안돼.

민중氏 夫人: 그런건 생각도 못했네요!

[또한 차례의 침묵. 시계가 일곱 친다. 침묵. 시계가 번을 친다. 침묵. 시계가 울리지 않는다.]

민중氏 : [여전히 신문을 읽고 있다.] , , 김정희가 죽었다고 여기 신문에 났구먼.

민중氏 夫人 : 저런, 정말 안됐군요! 언제 죽었대요?

민중氏 : 아니, 놀라는척 하는거요? 친구 죽은지 2년이나 된걸 당신도 알고 있을텐데. 일년 전에 우리가 친구 장례식에 참석했던 때를 당신이 잊어버렸을 리가 없잖아.

민중氏 夫人 : , 그래, 맞아요. 기억하구 말고요. 그때 일을 단번에 기억해 낸걸요. 그런데 그게 신문에 났으면 난거지 당신은 그렇게 놀래는지 이해가 안되네요.

민중氏 : 신문에 안났어. 친구가 죽었다는 부고가 난게 3년전이었거든. 생각 생각하다 보니 연상작용으로 그냥 생각이 났을 뿐이라구.

민중氏 夫人 : 그거 정말 안됐네요! 방부처리를 기가 막히게 했나보죠.

민중氏 : 친구 시체치곤 대한민국에서 가장 핸섬한 시체였었지.

나이에 어울리지않게 아주 젊어 보이더란 말이거든. 불쌍한 정희, 죽은지 4년이나 됐는데도 몸은 여전히 따뜻했었어. 그야말로 살아있는 시체였어. 게다가 죽은 시체인 주제에 뭐가 그렇게 좋은지 너무 너무 좋아 죽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더라니까!

민중氏 夫人 : 불쌍한 정희!

민중氏 : 어느 불쌍한 정희말이요?

민중氏 夫人 : 죽은 사람보다도 과부가 여자가 불쌍하단말이예요.

여자 이름도 정희거든요. 남편하고 똑같이 김정희라구요. 부부가 이름이 똑같으니까 둘이 같이 있을땐 사람들 이름을 부르면 그게 남편 이름인지 아내 이름인지 구별할 수가 없었죠. 남편이 죽고 나니까 그때서야 겨우 구별이 되더라구요. 지금도 "상처喪妻를 당하셨다니 얼마나 상심傷心이 되시겠습니까?"하면서 문상問喪을 오겠다는 사람들이 더러 있는걸 보면 어느쪽이 죽었고 어느쪽이 살아 있는지 구별하기가 아직도 그리 쉽지만은 않은가 봐요. 그런데 당신 여자 아세요?

민중氏 : 그냥 한번 만났지, 한번, 우연히, 정희의 장례식 .

민중氏 夫人 : 한번도 적이 없어요. 여자 예뻐요?

민중氏 : 몸매가 아주 날씬하지만, 그렇치만 예쁘다고 수는 없어. 덩치가 너무 크고 몸이 뚱뚱하거든. 몸매가 날씬한 편은 아니지만 아주 예쁘지. 키가 약간 너무 작고 너무 말랐어.

[괘종시계가 다섯 울린다. 침묵이 흐른다.]

민중氏 夫人 : 결혼은 언제 한대요? 사람말예요.

민중氏 : 늦어도 내년 봄까진 하겠다더군.

민중氏 夫人 : 결혼식에 참석해야 하겠군요.

민중氏 : 결혼 선물을 해야 할텐데 무슨 선물이 좋을까?

민중氏 夫人 : 우리가 결혼할 선물받은 은쟁반 일곱 하나를 갖다 주면 어떨까요? 우리한테는 어차피 그게 조금이라도 쓸모가 있었던 적이 한번도 없었잖아요. [침묵]

민중氏 夫人 : 그렇게 젊은 여자가 과부가 되다니 슬픈 일이예요.

민중氏 : 자식이 하나도 없으니 다행이지.

민중氏 夫人 : 그게 바로 문제였어요. 자식만 있었다면! 불쌍한 여자, 죽지 못해 살았겠지요!

민중氏 : 아직 젊잖아. 재혼을 수도 있을거야. 상복을 입었는데 아주 예쁘더라구.

민중氏 夫人 : 그렇지만 애들은 누가 돌보나요? 아들 하나 하나가 있는걸 당신도 아시잖아요. 걔네들 이름이 뭐더라?

민중氏 : 정희와 정희야 부모 이름하고 같지. 김정희의 삼촌인 김정희 영감은 부자인데다가 조카 정희를 아주 좋아하거든. 그러니까 사람이 정희의 교육비를 댈거야.

민중氏 夫人 : 당연히 그래야겠죠. 그리고 김정희의 숙모인 김정희 할머니가 김정희의 김정희의 교육비를 댈거구요. 그러면 정희는, 김정희의 엄마 말이예요, 재혼을 수가 있겠죠. 누구 마음에 두고 있는 남자가 있대요?

민중氏 : 그래, 김정희의 사촌이래.

민중氏 夫人 : 누구요? 김정희말이이예요?

민중氏 : 어느 김정희말이야?

민중氏 夫人 : 아니, 김정희, 김정희영감의 아들이고 죽은 김정희의 다른 삼촌인데, 당신 모르세요?

민중氏 : 아니야, 사람이 아니야, 다른 사람이라구. 김정희말이야, 김정희 할머니, , 죽은 김정희의 숙모의 아들말이야.

민중氏 夫人 : 외판원 일을 하는 김정희 말씀이예요?

민중氏 : 김정희들은 모두 외판원 일을 하고 있는데.

민중氏 夫人 : 그건 힘든 직업일거예요! 그런데도 다들 하고 있나봐요.

민중氏 : 그래, 경쟁이 없을 때는 그렇지.

민중氏 夫人 : 경쟁이 없을 때가 언젠데요?

민중氏 : 화요일, 목요일, 그리고 화요일이래.

민중氏 夫人 : ! 일주일에 삼일씩이나요? 그럼 삼일동안 김정희는 한대요?

민중氏 : 쉰대, 잠을 자겠지.

민중氏 夫人 : 경쟁이 없다면서 일을 안한대요?

민중氏 : 난들 그런걸 어떻게 죄다 알아? 당신의 바보같은 질문들에 대해 내가 하나 하나 꼬박 꼬박 죄다 대답을 어떻게 .

민중氏 夫人 [기분이 상해서]: ! 당신 무시하고 모욕을 주려고 그러는 거예요?

민중氏 [잔뜩 미소를 지으면서]: 그렇지 않다는 당신이 않잖소.

민중氏 夫人: 남자들이란 죄다 마찬가지야! 입에 담배를 문채 하루 종일 거기 그렇게 앉아 있거나, 아니면 하루에도 열두 번씩 코에 분을 바르고 입술에는 루즈를 바르는 일을 되풀이하거나, 아니면 술을 고래처럼 마셔대고 말이야.

민중氏 : 그런데 만일 남자들이, 하루 종일 담배나 피워대고, 얼굴에 분칠 하고, 입술에 루즈를 바르고, 위스키를 마셔대면서, 여자들처럼 행동하는 당신이 봤다면 당신 뭐라고 그럴꺼요?

민중氏 夫人: 그런건 상관안해요! 그렇지만 화나게 하려고 그런 말을 하는거라면 . . . 그런 식의 농담은 좋아하지 않는다는걸 당신도 아시잖아요!

민중氏 夫人: [뜨게질하던 양말을 무대 반대쪽에 내팽개치고 잇빨을 드러낸다. 일어난다.*]

* 니콜라스 바텔이 연출한 공연에서는 민중氏 夫人이 잇빨을 드러내지도 않았고 양말을 던져도 그리 멀리 던지지는 않았다.

장면

민중氏 [함께 일어나서 자기 아내쪽으로 다가간다, 부드럽게] : , 사랑하는 여우 같은 마누라, 당신 성미는 정말 불같군! 그냥 농담으로 해본 말이란 당신도 알면서 그래! [아내의 허리를 감싸 안고 키쓰를 한다.] 우린 웃기는 한쌍의 늙은 연인들이야 ! 이리와요, 불끄고 코오 잡시다.

미자 [등장한다] : 하녀예요. 오늘 오후를 매우 유쾌하고 기분 좋게 보냈어요. 남자랑 같이 영화를 보러 갔었거든요 그리고 여자들 명과 극장구경을 갔었어요. 영화를 보고나서 우린 이차를 가서 브랜디와 우유를 마시고 신문을 봤어요.

민중氏 夫人: 남자랑 같이 영화보고 브랜디와 우유도 마시고 오늘 오후에는 즐겁게 지냈기를 바란다.

민중氏 : 그리고 신문도 보고.

미자 : 이시민氏와 이시민氏 夫人이 문밖에 계세요. 제가 다시 나가서 안내를 해주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그냥 들어오시라고 해도 집안으로 들어 려고 하질 않더라구요. 두분과 저녁식사를 함께 하기로 약속이 되어있다 더군요.

민중氏 夫人: , 그래. 기다리고 있었어. 그런데 우린 배가 고팠거든. 사람들이 나타나지를 않아서 그냥 우리끼리 식사를 시작하려고 했었지. 우린 하루종일 아무것도 못먹었거든. 외출을 하지 말았어야 했어!

미자 : 그렇지만 마님께서 나갔다와도 좋다고 허락을 하셨잖아요.

민중氏 : 의도적으로 그런 아니였어.

미자 [웃음을 터뜨린다, 그리고는 울음을 터뜨린다. 그리고는 미소를 지으며] : 요강을 하나 가져왔어요.

민중氏 夫人: 미자야, 가서 문을 열어드리고 이시민氏 부부께 들어오시라고 해라. 우린 빨리 옷을 갈아입어야겠다.

[마틴부부는 오른쪽으로 퇴장한다. 미자가 왼쪽에 있는 문을 열자 이시민氏 부부가 등장한다.]

미자 : 이렇게 늦으셨나요! 예의가 없으시군요. 시간을 정확히 지키셔야죠. 아시겠겠어요? 어쨋든 여기 이렇게 오셨으니 거기 앉으세요.

[미자 퇴장한다. 이시민氏와 이시민氏 夫人은 말없이 서로 마주 보고 앉는다. 조심스럽게 서로에게 미소를 짓는다. 다음 대화는 느릿느릿, 단조롭게, 약간은 노래부르듯, 미묘한 어조의 차이(뉘앙스)없이 말해져야 한다.*]

* 니콜라스 바텔이 연출한 공연에서 대사는 어조의 차이가 있게 처리되었고 아주 진지하고도 비극적으로 말해졌다.

시민氏 : 실례인 압니다만, 부인, 제가 생각한게 아니라면,

부인을 전에 어디선가 뵌적이 있는 같은데요.

시민氏 夫人 : 저도 그래요. 역시 전에 어디선가 선생님을 뵌적이 있는 것같애요.

시민氏 夫人 : 혹시 말입니다, 혹시, 만에 하나라도, 제가 부인을 잠시 얼핏 뵈온게 부산에서가 아니였을까요?

시민氏 夫人: 그럴 수도 있겠네요. 제가 원래 부산 출신이거든요. 그렇지만, 선생님, 기억력이 좋지를 못해서요. 제가 선생님을 잠시 얼핏 뵈온게 거기에서였는지 거기가 아니였는지 모르겠어요.

마틴氏 : 맙소사, 희얀하군요 ! 역시 원래가 부산 출신이올시다.

시민氏 夫人: 이런 희얀한 일이!

마틴氏 : 희얀한 우연 아닙니까 ! 그런데, 부인, 제가 부산을 떠난 다섯주 전입니다.

시민氏 夫人: 희얀하네요 ! 희얀한 우연의 일치군요 ! 역시 부산을 떠나 온지 다섯주 됐거든요.

시민氏: 부인, 서울에 4 45분에 도착하는 8 반에 출발하는 아침 기차를 탔었거든요.

시민氏 夫人: 이런 희얀한 일이! 아주 묘하군요 ! 이런 우연의 일치가 ! 선생님, 역시 같은 기차를 탔었거든요.

시민氏: 이럴수가, 묘하군요 ! 그럼 아마도, 부인, 제가 부인을 기차에서였겠지요?

시민氏 夫人: 정말 그럴 가능성이 있겠군요 ; 말씀은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뜻이예요. 그럴 수가 충분히 있겠어요, 그러니까, 그렇겠네요! -- 선생님, 어떻해요, 그런데 기억이 안나요 !

시민氏: 부인, 통일호를 탄답니다. 요즈음 한국에는 통일호가 없어요, 그래도 항상 통일호만 타고 다니지요.

시민氏 夫人: 이런 희얀한 일이! 아주 묘하군요 ! 이런 우연의 일치가 ! 역시 통일호를 타고 다닌답니다.

시민氏: 희얀하군요 ! 친애하는 부인, 그럼 우린 아마도 통일호 열차칸에서 만났겠군요 !

시민氏 夫人: 확실히 그럴 가능성이 있겠군요, 그렇지 않을 가능성은 전혀 없겠어요. 그런데 존경하는 선생님, 기억이 나질 않는군요 !

시민氏: 친애하는 부인, 108 열차의 6 차에 탔었습니다.

시민氏 夫人: 이런 희얀한 일이 ! 존경하는 선생님, 저도 108 열차의 6 차를 탔었는데요 !

시민氏: 희얀하네요 ! 희얀한 우연의 일치군요 ! 그럼 우린 아마도 6 차에서 만났겠군요 !

시민氏 夫人: 따지고 보면 정말 그럴 가능성이 있겠네요 ! 존경하는 선생님, 그런데도 기억이 안나는군요!

시민氏: 사실대로 말씀드리자면, 친애하는 부인, 역시 기억을 못한답니다, 그러나 우리가 거기서 서로를 잠깐 얼핏 보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생각해 보니 그랬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같습니다.

시민氏 夫人: ! 선생님, 그래요, 물론이죠, 그렇구 말구요 !

시민氏: 묘하군요 ! 3 좌석에 앉았었습니다. 창문옆이었죠.

시민氏 夫人:, 하느님 맙소사, 희얀하고 묘한 일이군요 ! 제가 앉았던 좌석도 창문옆이고 6 좌석이었으니까, 맙소사, 선생님 좌석 바로 마즌편이었겠군요.

시민氏: 하나님, 이런 희얀한 일이, 이런 우연의 일치가 있다니 ! 그렇다면 우린 서로 마주 보고 앉아있었겠군요 !

시민氏 夫人: 희얀하군요 ! 그럴 가능성이 있네요, 그렇지만 기억이 안나서요.

시민氏: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친애하는 부인, 저도 기억을 수가 없답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렇게 서로 만났을 가능성은 매우 높군요.

시민氏 夫人: 말씀하신 대로예요, 그러나 선생님, 확실히는 모르겠어요.

시민氏: 친애하는 부인, 가방을 짐칸에 올려달라고 부탁하시고 제게 고맙다고

하셨고 제가 담배를 피워도 괜찮다고 허락을 하셨던 분이 바로 부인이 아니셨던가요 ?

시민氏 夫人: 그러나, 선생님, 물론, 그건 바로 제가 틀림이 없었겠네요. 희얀하군요, 묘하군요, 무슨 이런 우연의 일치가 !

시민氏: 희얀하고, 묘하고 그리고 대단한 우연의 일치군요 !

그러니까, 그게, 말하자면, 아마도 우리가 서로 알게 바로 순간이었겠군요, 부인 ?

시민氏 夫人: 희얀하군요, 게다가 이런 우연의 일치가 ! 존경하는 선생님, 그건 정말 그럴 가능성이 있겠네요 ! 그러나 제가 일을 기억하고 있다고 믿기는 어렵군요.

시민氏: 저도 마찬가집니다, 친애하는 부인. [잠시 침묵. 시계가 울리더니, 다시 한번 울린다.] 서울에 이후로 전농동에서 살고 있습니다.

시민氏 夫人: 그거 정말 희얀하군요, 묘한 일이예요 ! 역시도 서울에 이후부터 전농동에서 살고 있는데요.

시민氏: 희얀하군요, 그렇다면, 그렇다면, 우린 아마도 전농동에서 서로 만난 적이 있겠군요.

시민氏 夫人: 정말 희얀하고 정말 묘한 일이로군요 ! 그렇게 따지자면 정말 그럴수가 있겠어요 ! 그런데, 존경하는 선생님, 기억을 못하겠어요.

시민氏: 친애하는 부인, 19번지에 살고 있습니다.

시민氏 夫人: 정말 희얀하고 아주 묘하네요 ! 저도 19번지에 살아요.

시민氏: , 그렇다면, , 그렇다면, 친애하는 부인, 아마도 우린 집에서 서로 만난 적이 있었겠군요.

시민氏 夫人: 정말로 가능한 얘기예요. 그러나 존경하는 선생님, 기억이 안나요.

시민氏: 제가 사는 아파트는 5 8호인데요, 친애하는 부인.

시민氏 夫人: 하나님, 예수님, 이럴 수가, 정말 묘하군요. 이런 정말로 희얀한 우연의 일치가 ! 존경하는 선생님, 저도 5 8호에 사는데요 !

마틴氏 [생각한다]: 희얀하다, 희얀해, 정말 희얀한 일이야, 이런 우연의 일치가 있을까 ! 말이예요, 내가 사는 침실에는 침대가 하나 있는데 침대에는 초록색 오리털 커버가 씌여져 있거든요. 방은, 침대와 초록색 오리털 커버가 있는 방말입니다, 방은, 친애하는 부인, 복도 화장실과 책장 사이에 있어요.

시민氏 夫人: 맙소사, 이런 우연이, 이런 우연의 일치가 ! 침실에도 초록색 오리털 카버를 씌운 침대가 하나 있거든요 그리고 방은 복도 끝에 화장실과, 아이구 선생님, 그리고 책장 사이에 있어요 !

시민氏: 묘하고, 이상하고, 괴상하네 ! 그럼. 부인, 우리는 같은 방에 살고, 같은 침대에서 잠을 같이 잔다는 얘기가 되지않소. 그럼 아마도 우린 거기서 서로 만났나 보죠, !

시민氏 夫人: 희얀하고 묘한 우연의 일치군요 ! 그렇다면 우린 정말로 거기서 만났다는 말이로군요. 아마도 어젯밤에도 거기서 서로 만났을지도 모르겠군요. 그런데, 존경하는 선생님, 기억이 안나요 !

시민氏: 딸이 하나 있소. 아주 어린 딸이요. 친애하는 부인, 걔는 나랑 같이 살아요, 나이는 올해 살인데, 머리는 금발이고, 한쪽 눈은 하얗고 한쪽 눈은 빨간 눈을 하고 있소. 아주 예쁘고 이름은 미영이라오, 친애 하는 부인.

시민氏 夫人:이런 괴상한 우연의 일치가 ! 저도 역시 딸이 하나 있어요. 올해 나이는 살이고 눈은 하얗고 다른 눈은 빨개요. 아주 예쁘고 그리고 딸도 이름이 미영이예요, 존경하는 선생님 !

시민氏 [ 같이 느릿느릿하고 단조로운 목소리로] : 희얀한 일이네, 이런 우연의 일치가 ! 어떻게 이런 괴상한 일이 ! 그럼 아마도 둘은 같은 아이겠군, 친애하는 부인 !

시민氏 夫人: 희얀하군요 ! 존경하는 선생님, 정말로 그럴 가능성이 있겠군요.

[다소 침묵. 시계가 29번을 친다.]

시민氏 [오랫동안 생각을 하더니, 천천히 일어나서 서둘지 않고 시민氏 부인 쪽으로 다가간다. 시민氏 부인은 시민氏의 엄숙한 태도에 놀라서 그녀도 역시 조용히 일어난다. 시민氏는 똑같이 맥빠지고 단조롭고 약간은 노래부르는 듯한 음성으로]: 그렇다면, 친애하는 부인, 이제 이상 의심의 여지가 없이 우리는 전에 만난 적이 있으며 당신은 나의 아내 . . . 명숙이라고 확신하오, 당신을 다시 찿아낸거야 !

[시민氏는 서두르지 않고 시민氏에게 다가간다. 사람은 아무 표정없이 서로 포옹한다. 시계가 한번 울린다, 아주 크게. 시계 종소리는 관객이 놀라서 벌떡 일어날 정도로 너무 너무 크다. 이시민氏 부부는 소리를 듣지 못한다.]

시민氏 夫人: 시민氏, 여보, 자기야!

[ 둘은 서로에게 팔을 두르고 껴안은채 같은 안락의자에 함께 앉아 잠이 든다. 시계가 울린다. 미자가 발끝을 들고 입술에다 손가락을 댄채 살금살금 조용히 들어와서 관객에게 말한다.]

미자 : 명숙氏와 시민氏는 지금 너무 행복해서 제가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듣지 못할거예요. 그래서 여러분들께 비밀을 한가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실은 명숙氏는 명숙氏가 아니랍니다. 시민氏도 물론 시민氏가 아니구요. 무슨 증거가 있느냐구요? 제가 증거를 말씀드릴게요 : 시민氏가 말하는 딸은 명숙氏가 말하는 딸이 아닙니다. 둘은 같은 아이가 아니예요. 시민氏의 딸과 명숙氏의 딸은 한쪽 눈은 하얗고 다른 한쪽 눈은 빨갛다는 점은 맞아요. 그런데 문제는 시민氏 딸은 오른쪽 눈이 하얀색이고 왼쪽 눈은 빨간색인데 명숙氏 딸은 오른쪽 눈이 빨간색이고 왼쪽눈은 하얀색이라는 점이예요! 그러므로 시민氏가 지금까지 연역적으로 추리하여 세운 논리체계는 논리전체를 한꺼번에 파괴하는 마지막 장애에 걸리면 무너져내리게 되어 있죠. 여러분들께서 지금까지 목격하신 엄청나고 대단한 일련의 연속적인 우연의 일치들은 사람이 부부인것을 증명하는 매우 확실한 증거들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氏와 명숙氏는 같은 아이의 부모가 아니며 그렇기때문에 그들은 시민氏와 명숙氏가 아닌 것이지요. 시민氏가 자신이 시민氏라고 생각하는 것은 헛일이고 명숙氏가 자신을 명숙氏스라고 생각하는 것도 헛일이죠. 시민氏도 여자를 명숙氏라고 잘못 생각하는 것이구요. 여자도 남자가 시민氏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지요 -- 불쌍하게도 속고 있는거지요. 그럼 누가 진짜 시민氏고 누가 진짜 명숙氏냐구요? 글쎄요, 이런 혼란이 재미있다고 느끼고 앞으로도 계속되기를 원하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모르겠어요. 그러니까 우리 알려고 하지 않기로 합시다. 그냥 지금 상태 그대로 두는게 어떨까요. [그녀는 문쪽으로 몇걸음 가다가 다시 돌아서서 관객에게 말한다.] 진짜 이름이 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저의 진짜 이름은 셔록 홈즈랍니다. [퇴장한다.]

[시계가 자기 멋대로 울리고 싶은만큼 여러번 울린다. 몇초가 지난후, 시민씨와 시민씨 부인은 서로 떨어져서 각자 처음에 원래 앉았던 의자에 앉는다.]

시민氏: 여보, 우리사이에 없었던 모든 일들을 잊지 말기로 합시다, 그리고. 이제 우린 서로를 다시 찾았으니, 이제 다시는 서로를 잃어 버리고 전처럼

그렇게 살지 않도록 노력합시다.

시민氏 夫人: 그래요, 여보.

[민중氏와 민중氏 부인이 무대 오른쪽에서 들어온다. 옷은 전에 입었던 그대로다.]

장면

민중氏: 좋은 저녁입니다. 친애하는 여러분! 너무 오래 기다리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용서하십시오. 분께서 사전통보도 없이 저희를 접견하러 오시는 기쁨을 황공하게도 저희에게 주시겠다는 통보를 받는 즉시 우린 분께 합당한 예우를 해드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접견에 합당한 의상으로 갈아 입기 위해 급히 서둘렀답니다.

민중氏 夫人[매우 화를 내며]: 우린 하루 종일 아무것도 못먹었어요. 게다가 네시간 넘게 당신들을 기다렸다구요. 뭣땜에 이렇게 늦게 오신거예요?

[민중氏와 민중氏 부인은 손님들을 마주 보고 앉는다. 시계 소리가 경우에 따라 다소 강하게 또는 약하게 인물들의 대사를 강조한다. 시민氏 부부는, 중에서도 특히 시민氏 부인은, 당황하고 겁먹은 표정이다. 그래서 대화가 시작되기가 어렵고 처음에는 말이 어색하게 나온다. 우선 길고 어색한 침묵이 있고 그런 다음 짦은 침묵의 순간들과 머뭇거림들이 이어진다.]

민중氏: . [침묵.]

시민氏 夫人: , . [침묵.]

시민氏 夫人:, , . [침묵.]

시민氏: , , , [침묵.]

시민氏 夫人: , 그렇지만 확실해요. [침묵.]

시민氏: 우린 모두 감기가 들었어요. [침묵.]

민중氏:그렇지만, 날씨가 싸늘하지는 않군요. [침묵.]

민중氏 夫人: 바람이 없어요. [침묵.]

시민氏: , 그렇군요, 다행이군요. [침묵.]

민중氏: 어머나, 어머나, 어머나. [침묵.]

시민氏: 어디가 편찮으세요? [침묵.]

민중氏 夫人: 아뇨, 양반 바지가 젖었나 봐요. [침묵.]

시민氏 夫人: 아니, 선생님, 나이에, 그러시면 안되시지요. [침묵.]

민중氏: 마음은 나이와 상관없이 젊답니다. [침묵.]

시민氏: 말은 진실이네요. [침묵.]

민중氏 夫人: 사람들이 그냥 하는 말이죠. [침묵.]

시민氏 夫人: 사람들은 그와 정반대되는 말도 하지요. [침묵.]

시민氏: 진실은 두가지 말의 중간에 있지요. [침묵.]

시민氏: , , 진실이네요. [침묵.]

민중氏夫人 [시민氏 부부에게]: 분께서는 여행을 많이 하시니까 재미나는 이야기가 많으시겠네요.

마틴氏 [아내에게]: 여보, 오늘 보았던 일을 말씀드려요.

시민氏 夫人: 힘들여 얘기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아무도 말을 믿지 않으실텐데.

민중氏: 우린 부인의 성실성을 믿어 의심치 않을겁니다!

민중氏 夫人: 그렇게 말씀을 하시면 우리 기분과 인격을 훼손하시는겁니다.

마틴氏 [자기 처에게]:여보, 분들의 기분과 인격을 훼손하는 것이 된다는군, 그렇게 말씀을 하시면 . . .

마틴夫人 [우아하게]: , 그러시다면, 오늘 매우 놀라운 일을 목격했어요. 진짜 진짜 믿기 어려운 일이었어요.

시민氏: 여보, 빨리 말해.

민중氏: , 이거 재미있겠는데.

민중氏 夫人: 드디어.

시민氏 夫人: 그러니까, 오늘, 제가 채소를 사러 장에 갔을 때의 일이예요, 그게 요즘 비싸지고, 비싸지고, 점점 비싸지고 . . .

민중氏 夫人: 이야기가 저렇게 늘어지다보면 어디서 끝날까 !

민중氏: 여보, 방해하지 말아요, 매우 무례한 짓이야.

시민氏 夫人: 길거리에 있는 까페 근처에서, 어떤 남자를 보았어요. 옷을 입은 남잔데 나이는 쉰살가량, 아니면 쉰살도 안된 남잔데, 남자가 . . .

민중氏: 남자가, 어쨋는데?

민중氏: 남자가, 어쨌어요?

민중氏 [자기 처에게]: 방해하지 말랬잖아, 여보, 당신 정말 못봐주겠군.

민중氏 夫人: 여봇, 먼저 방해를 한게 누군데 그래요, 당신이잖아, 멍청이.

민중氏 [자기 처에게]: , 조용해. [마틴부인에게] 남자가 어쨋는데요?

시민氏 夫人: 글쎄, 이야기를 하면 틀림없이 제가 지어낸 이야기라고 그러실걸요 --한쪽 무릎을 꿇고 그리고는 몸을 굽히고 있더라구요.

마틴氏, 민중氏, 민중氏 夫人: !

시민氏 夫人: , 몸을 굽히고 있더라니까요.

민중氏: 믿기 어렵군요.

시민氏 夫人: , 몸을 굽히고 있었어요. 제가 가까이 가서 남자가 하나 봤지요 . . .

민중氏: 그랬더니?

시민氏 夫人: 글쎄, 구두끈이 풀어져서 그걸 다시 고쳐 메고 있더라니까요.

마틴氏, 민중氏, 민중氏 夫人: 놀랍군요 !

민중氏: 다른 사람이 얘길 했더라면, 믿지 않았을겁니다.

시민氏: 믿어요? 돌아 다니다 보면, 보다 놀라운 일들이 매일 일어나고 있는걸 보게 되는데요. 예를 들자면 오늘 지하철에서 어떤 남자가 좌석에 앉아서 조용히 신문을 읽고 있는 것을 눈으로 직접 목격을 했는걸요.

민중氏 夫人: 대단한 사람이군요!

민중氏: 어쩌면 둘이 동일인인지도 모르겠군요!

 

장면

[문에서 초인종이 울린다.]

민중氏: 이런, 누가 초인종을 울리는군.

민중氏 夫人: 밖에 누가 왔나봐요. 내가 나가 볼게요.

[민중氏 부인이 나가 본다, 문을 열었다가 닫고는 다시 돌아 온다.]

아무도 없어요. 다시 앉는다.]

시민氏: 다른 예를 하나 든다면 . . .

[초인종이 다시 울린다.]

민중氏: 이런, 누가 초인종을 울리는군.

민중氏 夫人: 밖에 누가 왔나봐요. 내가 나가 볼게요.

[민중氏부인이 나가 본다, 문을 열었다가, 다시 돌아 온다.]

아무도 아니예요. [다시 앉는다.]

마틴氏 [아까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잊어먹고는] : . . .

시민氏 夫人: 다른 예를 하나 들겠다고 그랬잖아요.

시민氏: , 그래, 그랬었지 . . .

[초인종이 다시 울린다.]

민중氏: 이런, 누가 초인종을 울리는군.

민중氏 夫人: 이번에도 내가 열어주러 나갈 같애요, 어림없지.

민중氏: 그래, 그렇지만 밖에 누가 왔잖아!

민중氏 夫人: 처음에는 아무도 없었어요. 번째도 아무도 아니였지요. 그런데 지금은 밖에 누가 있다고 생각을 하시는거예요?

민중氏: 누군가가 벨을 울렸잖아 !

시민氏 夫人: 그건 이유가 안돼요.

시민氏: 뭐라구? 초인종 소리가 들리면 그건 밖에 누군가가 와서 문을 열어달라고 하고 있다는 뜻하는 거잖아요.

시민氏 夫人: 항상 그런건 아니죠. 방금 그렇지 않다는 목격하셨잖아요 !

시민氏: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게 뜻이라니까.

민중氏: 경우로 말할 것같으면, 내가 누구네 집을 방문했을 집안에 들어가기 위해서 초인종을 누른다구요. 누구나 똑같이 그렇게 하고 초인종 소리가 나면 틀림없이 밖에 누군가가 있다는게 생각입니다.

민중氏 夫人: 이론상으로는 말이 맞아요.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아요. 방금 그렇지 않은 경우를 직접 목격하시지 않았어요.

시민氏 夫人: 사모님 말씀이 맞아요.

시민氏: , 여자들은 없어 ! 항상 서로 똘똘 뭉쳐서 자기네들끼리 패거리를 만든다니까.

민중氏 夫人: 그럼, 내가 가볼께요. 내가 고집이 세다고는 못하실걸요, 밖에 아무도 없다는 아시게 될테니까 ! [그녀는 나가서 문을 열고는 닫는다.] 거봐요, 아무도 없잖아요. [돌아와 앉는다.]

민중氏 夫人: , 남자들이란 항상 틀린 생각을 하면서도 언제나 자기네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족속들이라니까.

[초인종이 다시 울린다.]

민중氏: 이런, 누가 초인종을 울리는군. 밖에 누가 왔나봐.

민중氏 夫人 [화가 잔뜩 나서]: 날더러 나가서 열어주란 소리는 하질 말아요. 소용없다는 아셨잖아요. 초인종이 울리면 밖에는 절대로 아무도 없기 때문이라는 우린 경험으로 배웠잖아요.

시민氏 夫人: 절대로 아무도 없어요.

시민氏: 그건 백프로 정확한 이야기가 아니지요.

민중氏: 실은 말은 틀린 말이요. 초인종 소리가 들리는 밖에 누군가가 있기 때문이라구.

민중氏 夫人: 자기가 틀렸다는 인정하려고 들지를 않는군.

시민氏 夫人: 남편도 고집스럽긴 마찬가지라구요.

민중氏: 밖에 누가 있다니까.

시민氏: 그럴 가능성이 없는 아니지요.

민중氏 夫人 [남편에게]: 없어요.

민중氏: 있다니까.

민중氏 夫人: 없다잖아요. 어쨋든 아무것도 아닌 때문에 괴롭히지 마세요. 밖에 누가 있는지 없는지 알고 싶으시면 당신이 직접 가서 보시구려 !

민중氏: 내가 가지.

[민중氏 부인은 어깨를 으쓱한다. 마틴부인은 머리를 뒤로 한번 치켜든다.]

민중氏 [문을 열며]: , 안녕하세요. [민중氏부인과 마틴부부를 흘깃 쳐다본다. 다들 놀란다.] 소방서장님이시군요 !

소방서장 [물론 당연히 소방대 제복 차림이고 매우 크고 매우 빛나는 소방용 헬멧을 쓰고 있다.] : 안녕들 하십니까, 신사, 숙녀 여러분 [민중氏 부부와 시민氏 부부는 여전히 약간 놀랜 상태다. 민중氏 부인이 화가 나서 고개를 돌리고는 소방서장의 인사에 대꾸도 않는다.] 안녕하세요, 사모님. 화가 나신 같군요.

민중氏 夫人: !

민중氏: 그게 사실은 말이야. 사람이 자기가 틀렸기 때문에 기분이 약간 상해서 저러는거라구.

시민氏: 민중氏와 민중氏 부인이 서로 다퉜거든요, 소방서장님.

민중氏 夫人 [시민氏에게]: 남이야 싸우든 말든 당신이 무슨 상관이예요 ! [민중氏에게] 제발 외부 사람들을 우리 집안 문제에 끼워 넣지 마세요.

민중氏: , 여보, 이건 그렇게 심각한 문제가 아니잖아. 소방서장은 우리 가정의 오랜 친구시니까. 양반 모친이 좋아했었지, 그리고 양반 아버지도 알아. 나한테 내가 혹시 딸을 낳거든 자기를 사위로 삼아달라고 부탁을 했거든. 그래놓고는 내가 딸을 낳기를 기다리다가 그냥 죽었지.

시민氏: 그건 잘못도 아니고 선생님 잘못도 아니지요.

소방서장 : 그런데, 대관절 무슨 일입니까?

민중氏 夫人: 남편이 주장하기를 . . .

민중氏: 아니지, 주장이야 당신이 했잖아.

시민氏: 맞아요, 사모님이 하셨어요.

시민氏 夫人: 아니예요, 선생님이 하셨잖아요.

소방서장: 진정하세요. 말씀하세요, 사모님.

민중氏 夫人: 그러니까, 이렇게 된거예요. 여러사람 앞에서 공개적으로 말씀드리기가 어렵지만, 소방대원은 고해신부이기도 하니까요.

소방서장: 그래서요?

민중氏 夫人: 초인종이 울릴 때마다 바깥에는 항상 누군가가 있다고 남편이 고집을 해서 그러다 보니 다투게 된거예요.

시민氏: 그럴수 있잖아요.

민중氏 夫人: 그런데 나는 초인종이 울리면 바깥에는 언제나 아무도 없다라고 말을 하던 참이었거든요.

시민氏 夫人: 이상하게 들리시겠지요.

민중氏 夫人: 그러나 이론적으로만이 아니라 실제로 증명이 겁니다.

민중氏: 그건 틀린 이야기야. 소방서장이 여기 있잖아. 양반이 초인종을 눌렀고, 내가 나가서 문을 열어주었고, 그래서 양반이 지금 여기에 있는거라구.

시민氏 夫人: 언제요?

시민氏: 지금 방금.

민중氏 夫人: 그래요, 하지만 초인종이 번째로 울렸을 때만 밖에 누군가가 있었죠. 그런데 번째는 신경쓰지 마세요.

민중氏: 소방서장, 내가 당신에게 몇가지 질문을 해도 되겠소?

소방서장: 그러세요.

민중氏: 제가 문을 열고 당신을 보았을 , 초인종을 누른 사람이 정말 당신이었나요?

소방서장: , 그건 저였습니다.

시민氏: 당신이 앞에 있었나요? 그리고 집안으로 들어오려고 초인종을 눌렀나요?

소방서장: 점은 부인하지 않겠습니다.

민중氏 [자기 처에게 의기양양해서]: , 내가 뭐랬어? 말이 맞잖아. 초인종 소리가 들리면 그건 누군가가 눌렀기 때문이라구. 소방서장이 바로 누군가가 아니라는 말은 못할게 뻔하지.

민중氏 夫人: 당연히 아니죠. 다시 말하지만 앞의 번에 대해서만 그렇다는거예요. 번째는 신경쓰지 말라니까요.

시민氏 夫人: 그런데 초인종이 처음 울렸을 그것도 서장님이셨나요?

소방서장: 아니요, 그건 제가 아니였겠죠.

시민氏 夫人: 보세요. 초인종이 울렸지만 아무도 없었잖아요.

시민氏: 아마도 누군가 다른 사람이었겠지.

민중氏 夫人: 밖에 오래 계셨나요?

소방서장: 십오분정도.

민중氏: 그런데 아무도 못보셨나?

소방서장: 아무도 없었어요. 확실해요.

시민氏 夫人: 초인종이 번째로 울렸을 소리를 들으셨나요?

소방서장: , 그런데 그것도 제가 아니였어요. 그리고 거기엔 여전히 아무도 없었어요.

민중氏 夫人: 이겼다 ! 내가 맞았어.

민중氏 [자기 아내에게]: 너무 성급하게 그러지 말라구. [소방서장에게:]그런데 문밖에서 당신은 무얼 하고 있었던가요?

소방서장: 아무 짓도 안했어요. 그냥 거기 있었죠.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었죠.

마틴氏[소방서장에게]: 그런데 번째는--초인종을 울린게 당신이었어요?

소방서장: 맞아요, 그건 저였죠.

민중氏 夫人: 그런데 문을 여니까 아무도 안보였잖아요.

소방서장: 그건 제가 숨어있었거든요--장난으로.

민중氏 夫人: 장난할 때가 아니예요, 소방서장님. 일은 매우 슬픈 일이라구요.

시민氏: 요약한다면, 우린 아직도 여전히 초인종이 울리면 밖에 누가 있는지 없는지를 모르는 거로군요.

민중氏 夫人: 절대로 아무도 없어요.

민중氏: 항상 누군가가 있어요.

소방서장: 제가 양쪽을 절충해드리지요. 모두 부분적으로는 옳습니다. 초인종이 울리면 어떨 때는 누군가가 있고, 어떨 때는 아무도 없기도 하죠.

시민氏: 제가 보기에 이건 논리적으로 맞는 말인 같군요.

시민氏 夫人: 저도 그렇게 생각되네요.

소방서장: 인생이란 실은 매우 단순한거죠. [민중氏 부부에게] , 두분 키스하세요.

민중氏 夫人: 키스는 얼마전에 했는데요.

시민氏: 키스는 내일 하셔도 되지요. 시간은 많으니까요.

장면 다섯

 

민중氏 夫人: 소방서장님,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와주셨는데, 편히 앉으세요, 헬멧도 벗으시고 잠깐이라도 앉으세요.

소방서장: 죄송합니다, 그러나 오래 있을 수가 없군요. 저도 헬멧을 벗고 쉬고 싶습니다만 앉아서 시간이 없습니다. [헬멧을 벗지 않고 앉는다..] 제가 분을 뵈오러 온건 다른 이유가 있어서입니다. 공적인 일로 왔습니다.

민중氏 夫人: 무슨 일인데 그러세요, 소방서장님?

소방서장: 제발, 무례를 용서해 주십시오. [매우 당황해 하며] . . . 어험 [시민氏부부를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 . . 사람들 앞에서 . . . 말씀드려도 괜찮겠습니까?

시민氏 夫人: 무슨 말씀이든 하고 싶은대로 하세요.

시민氏: 우린 오랜 친구사이예요. 분들은 저희한테 말이 없답니다.

민중氏: 말씀해 보시구려.

소방서장: , 그러시다면--여기 혹시 화재가 나지 않았나요?

민중氏 夫人: 우리한테 그런 물으시죠?

소방서장: 그건 -- 죄송합니다만-- 도시에서 발생하는 모든 화재를 모조리 진화하라는 명령을 받고 있어서.

시민氏 夫人: 모조리, 모두 말인가요?

민중氏 夫人: 글쎄요, 모르겠는데요 . . . 화재는 없는 같은데요. 제가 가서 살펴보고 올까요?

민중氏 [코로 냄새맡듯 킁킁거리며]: 여기서는 화재가 있을리 없지. 뭐가 타는 냄새도 전혀 없잖아.

소방서장 [불만스러워하며]: 전혀 없어요? 굴뚝에서 나는 작은 화재도 없고, 다락이나 지하실에서 뭔가 타는 것도 없단 말씀이신가요? 지금 시작된 쬐끄만 불이라도 괜찮은데, 그런 것도 없어요?

민중氏: 실망시켜드려서 죄송하군, 그러나 지금 현재로는 그런게 전혀 없는 같군. 뭔가 그런게 있으면 반드시 알려드리겠다고 약속하지.

소방서장: 잊지 마시고 연락주시면 도움이 되겠습니다.

민중氏: 약속한다니까.

소방서장 [시민氏 부부에게]: 댁에도 뭔가 타고 있는게 하나도 없으십니까?

시민氏 夫人: 불행하게도 없군요.

마틴氏 [소방서장에게]: 요즈음 경기가 좋지를 않아서요.

소방서장: 아주 나빠요. 일거리가 거의 아무 것도 없어요. 가끔 꿀뚝이나, 헛간 등에서 나는 시시한 화재 정도죠. 중요한 일거리는 하나도 없어요. 그러니까 그런 걸로는 수입이 없죠. 돌아오는 없으니까 일을 해도 소득이 아주 형편없어요.

민중氏: 때가 좋아요. 나라 전체가 그래요. 소방일뿐만이 아니라 장사나 농사도 마찬가지예요. 되는 일이 없잖아요.

시민氏: 벼농사가 억망이니까 소방일도 안되는거죠.

소방서장: 요즈음은 홍수도 없어요.

민중氏 夫人: 그렇지만 설탕은 있던데요.

민중氏: 그건 죄다 수입품이니까 그렇지.

시민氏 夫人: 화재의 경우에는 수입도 매우 어렵죠. 관세가 여간 높은게 아니거든요.

소방서장: 그래도 가스 질식 사고가 가끔 있긴한데 그것도 흔히 있는 일은 아니죠. 예를 들면, 지난 주에 젊은 여자가 가스중독 사고를 당했죠--가스를 틀어놓았던거죠.

시민氏 夫人: 잠그는 잊었대요?

소방서장: 아니예요. 그게 자기 머리 빗인줄 알았다는군요.

민중氏: 그런 식의 착각은 항상 매우 위험한거지요!

민중氏 夫人: 성냥 공장 공장장을 만나보셨나요?

소방서장: 거기는 일이 없어요. 사람은 화재보험에 가입하고 있어서요.

시민氏: 원주교구의 교구장님을 만나보시지 그러세요, 이름을 대시고 제가 소개를 해서 왔다고 하세요.

소방서장: 성직자들의 화재를 진화할 권한이 없어요. 주교님이 화를 내실걸요. 게다가 교회에는 자체적으로 소방대책이 마련되어 있어서 자기네 화재는 직접 진화를 하거든요. 아니면 수녀님들에게 불을 꺼주도록 부탁한답니다.

민중氏: 이다도시를 만나보시지 그러세요.

소방서장: 그것도 역시 안되지요. 사람은 한국인이 아니거든요. 귀화한지가 얼마 안됐어요. 귀화한 한국시민은 주택을 소유할 권한은 있지만 주택이 불에 타면 불을 권한은 없답니다.

민중氏 夫人: 그런데도 작년에 사람들이 집에 불을 질렀을 , 소방서에서 와서 끄더라구요.

소방서장: 사람이 혼자서 껐어요. 남몰래 비밀스럽게요. 그러나 저는 사람을 신고하는 따위는 하지 않아요.

민중氏: 나도 그런 일은 안할거요.

민중氏 夫人: 소방서장님, 아주 급한 일이 없으시다면 조금만 계셔주세요. 우리한테 호의를 베푸시는겁니다.

소방서장: 여러분들께 이야기를 하나 드릴까요?

민중氏 夫人: , 제발 그래주세요, 정말로 멋진 분이시군요. [키스를 한다.]

민중氏, 시민氏 夫人, 시민氏: , , , 이야기 해주세요, 신난다 ! [박수를 친다.]

민중氏: 매우 흥미진진한 점은 소방대원들의 이야기는 모두 사실이라는 거죠, 경험에 기초한 이야기들이니까요.

소방서장: 경험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해드립니다. 진실, 진실만을 말씀드리죠. 거짓은 하나도 없습니다.

시민氏: 맞아요. 진실이란 책에서는 결코 발견할 없는 것이죠. 삶에서만이 찾을 수가 있어요.

민중氏 夫人: 시작해요!

시민氏: 시작하세요!

시민氏 夫人: 조용히 하세요, 지금 시작하려고 하잖아요.

소방서장 [ 기침을 여러번 한다.] : 죄송한 말씀이지만 그런 식으로 쳐다보지 마세요. 난처해지니까요. 제가 수줍음을 많이 탄다는 아시잖아요.

민중氏 夫人: 정말 멋진 분이네요! [키스를 한다.]

소방서장: 어쨋든 시작해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하는 이야기에 귀를 귀울이지 않겠다고 약속해주세요.

시민氏: 귀를 귀울이지 않으면 우린 서장님이 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가 없는 걸요.

소방서장: 생각을 미처 못했군요!

민중氏 夫人: 제가 뭐랬어요, 사람은 아직 어린애라니까.

마틴氏, 민중氏: , 귀여운 애기! [그들은 소방서장에게 키스한다.*]
* 니콜라스 바텔이 연출한 공연에서는 사람이 소방서장에게 키스를 하지 않았다.

시민氏 夫人: 고개들고!

소방서장: 그럼, 시작합니다! [감정이 북받쳐 잠긴 목소리로 기침을 다시 한번 한다.] 실험우화 "개와 " 옛날 옛날 옛날에 다른 소가 다른 개에게 물었습니다: ", 코를 삼키질 않니?" 개는 대답하기를, "미안하지만, 내가 코끼리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야."

시민氏 夫人: 교훈이 뭐예요?

소방서장: 그건 여러분이 찿아내셔야죠.

민중氏: 말이 맞아.

민중氏夫人 [매우 화를 내며]: 얘기 하나 해봐요.

소방서장: 어린 송아지가 뿔을 너무 많이 먹었어요. 결과 어쩔 없이 아기를 낳게 되었지요. 그래서 암소를 세상에 탄생시켰어요. 그런데 송아지가 수놈이어서 암소는 송아지를 엄마라고 부를 수가 없었어요, 게다가 아빠라고 부를 수도 없었대요, 송아지가 너무 작았거든요. 그래서 송아지는 결혼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고 구청에서는 호적에 기재하는 모든 세부적인 사항들을 완전히 꾸며서 적어 넣어야 했다는군요.

민중氏: 소설을 썼겠군요.

시민氏: 죄다 엉터리죠.

소방서장: 이야기 전에 들어보셨나요.

민중氏 夫人: 신문이란 신문에는 죄다 났었어요.

시민氏 夫人: 우리 집에서 얼마 멀지 않은 곳에서 일어났던 일이거든요.

소방서장: 다른 이야기를 하나 드리지요 : "수탉" 옛날 옛날에 수탉이 행세를 하고 싶었더래요. 그런데 누구나 금방 그를 알아보는 바람에 실패를 했다는군요.

민중氏 夫人: 반면에 수탉 행세를 했던 개가 있었는데 아무도 그가 개라는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이야기군요.

민중氏 : 내가 이야기를 하나 하지요. “뱀과 여우.” 옛날 옛날에, 뱀이 여우에게 와서 말하기를 : “ 아는데 몰라?” 여우가 대답했지요 : “나도 알아.” “그렇다면,” 뱀이 말했습니다, “ .”라고. “여우는 돈을 ,”하고 교활한 여우가 대답하고는 도망가려고 산딸기와 머루가 가득 열려있는 깊은 협곡아래로 뛰어 내렸답니다. 그런데 거기에는 뱀이란 놈이 먼저 와서 악마같이 징그러운 웃음을 웃으며 기다리고 있었다지 뭡니까. 여우가 칼을 꺼집어 내어 들고는 소리쳤지요:”내가 사는 법을 너에게 가르쳐 주마!” 그리고는 돌아서서 도망을 쳤답니다. 뱀이 빨랐어요. 주먹으로 아주 정확하게 겨냥하여 여우의 이마 한가운데를 때렸고 여우는안돼! 안돼! Four Times no! 네번 안돼! 딸이 아니야.”라고 외치면서 천조각 만조각, 산산조각이 되어 흩어져 버렸답니다.
시민氏
夫人: 재미있군요.

민중氏 夫人: 쓸만한 얘긴데요.

시민氏 [민중氏의 손을 잡아 흔들며]: 축하드립니다.

소방서장 [질투심이 나서] : 썰렁한 얘기네요. 게다가 전에 이미 들은 얘긴 걸요.

민중氏: 끔찍한 얘기지요.

민중氏 夫人: 실제로 있었던 얘기도 아닌걸요, .

시민氏 夫人: 아니, 미안하지만, 실제로 있었던 얘기래요.

시민氏 [민중氏 부인에게] : 사모님 차례예요, 친애하는 사모님.

민중氏 夫人: 아는 얘기가 하나밖에 없어요. 얘기를 해드리지요. 제목은꽃다발이랍니다.

민중氏: 처는 언제나 로맨티스트였죠.

시민氏: 사모님이야 말로 진짜 한국여성이예요.

민중氏 夫人: 시작합니다 : 옛날 옛날 옛날에 남자가 자기 약혼녀에게 꽃다발을 선물을 했죠. 약혼녀는고마워요라고 말했는데 말을 하기도 전에 남자는 한마디없이 그녀에게 버릇을 가르치려고 꽃다발을 도로 뺏아가 버렸어요. “내가 이걸 도로 가져 간다.”라고 남자가 말했어요. 남자는그럼 있어.”라고 하고는 꽃다발을 뺏아 들고는 사방팔방으로 달아나 버렸답니다.

시민氏: , 정말 멋진 얘깁니다! [민중氏 夫人에게 키쓰를 하거나 말거나 한다.]

시민氏 夫人: 세상이 부러워하고 샘을 낼만큼 대단한 부인을 두셨네요.

민중氏: 그건 사실입니다. 처는 지성 자체죠. 나보다 지적이라니까요. 그렇지만 어쨋거나 지적인 점보다는 여성적인 점이 훨씬 많은 여자죠. 세상사람들은 누구나 그렇게 말하지요.

민중氏 夫人 [소방서장에게] : 이야기 하나 해주세요, 소방서장님.

소방서장 : , 안돼요, 시간이 너무 늦어서요.

시민氏 夫人: 그래도 하나 해주세요.

소방서장: 이제 지쳤어요.

민중氏 : 우리 부탁 하나만 들어 주게나.

시민氏 : 제발 부탁드립니다.

소방서장 : 안됩니다.

시민氏 夫人: 서장님 마음은 얼음장처럼 차군요. 우린 뜨거운 석탄덩어리위에 앉아 있는데.

민중氏 夫人 [털썩 무릎을 꿇으며 흐느낀다, 아니면 그렇게 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 제발 간청드립니다!

소방서장 : 좋습니다.

민중氏 [시민氏 夫人의 귀에다 대고] : 친구가 동의를 했어! 친구 우릴 한번 지겹게 만들거야.

시민氏 夫人: 쉬이.

민중氏 夫人: 운이 없군. 내가 너무 정중하게 부탁을 했나봐.

소방서장 : “두통감기.” 매형에게, 외가말고 친가쪽이죠, 사촌이 하나 있어요. 사람 외삼촌의 장인이 있는데, 장인의 친할아버지가 젊은 여자를 두번째 마누라로 얻었지요. 장인의 친할아버지는 여자의 오빠를 여행중에 만나서 인연으로 젊은 여자를 알게 되어 여자에게 홀딱 빠져가지고 결혼을 해서 아들을 하나 두었답니다. 아들이 어떤 용감무쌍한 여자 약사와 결혼을 했는데, 여자 약사가 누구냐 하면 바로 대한민국 해군의 이름없는 하급장교의 조카딸이었다는군요. 해군 하급장교의 양아버지에게는 스페인 말을 아주 유창하게 하는 숙모가 있었고, 숙모는 젊은 나이에 죽은 엔지니어의 손주딸인데, 엔지니어는 품질이 그저 그런 포도주를 생산하는 포도원 주인의 손자였고, 포도원 주인에게는 육촌 형이 하나 있는데 사람은 특무상산데 집에만 틀어박혀 놀고 먹는 사람이래요. 특무상사에게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아들이 아주 젊고 이쁜 여자와 결혼을 했더란 말이예요. 그런데 여자는 이혼 경력이 있는 여자였다는군요. 남편은 애국지사의 아들이었고, 애국지사는 재산을 모을 생각으로 자기 딸들중의 하나를 키워서 택시기사한테 시집을 보냈는데 택시기사가 고대 그룹의 회장과 아는 사이였대요. 회장의 동생이 직업을 여러 차례 바꾼 끝에 결혼을 해서 딸을 하나 낳았는데, 딸의 증조 할아버지가 키가 자라지를 않아 체구가 난쟁이처럼 아주 작은 사람이었는데 안경을 썼어요. 안경은 자기 사촌이 준건데, 사촌은 포르투갈에서 방앗간 주인의 아들의 매형이었대요. 방앗간 주인은 돈이 있는 사람이었어요.